1987년 발생한 KAL858기 폭파 사건은 북한의 대남공작원인 김승일, 김현희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공작설이나 사전 인지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노동당 사건의 경우 연루된 김낙중씨가 36년간 암약한 고정간첩이라는 당시 안기부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1일 국정원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KAL기 사건 조사결과 중간보고서와 남한 조선노동당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실위는 KAL기 실종 원인에 대해 “폭탄 테러에 의한 추락으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라며 “의심이 가는 탑승객이 없고 김현희, 김승일이 음독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김현희, 김승일이 폭파범이라는 심증을 갖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진실위는 또 1972년 11월2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조절위원회 당시 남측 대표에게 꽃을 전달한 북측 화동소녀 가운데 한 명이 김현희라는 사실을 미공개 사진 발굴을 통해 확인했다.
진실위는 특히 지난 4, 5월 현지 조사를 통해 미얀마 해저에서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인공조형물을 발견, 이날 사진을 공개했으며 10월에는 잠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진실위는 또 당시 정부가 KAL858기 폭파사건을 12월 대선에 이용하기 위해 폭파범 김현희를 선거 전에 압송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했고, 사건 발생 후 범정부 차원에서 대선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활용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실위는 이와 함께 1992년 안기부가 발표한 간첩단 사건인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과 관련, “그간 조작의혹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사건의 실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의 총책인 간첩 이선실은 월북한 제주 출신 이화선이라는 실존 인물로 드러났고, 중부지역당도 실재했던 조직이라고 진실위는 설명했다.
하지만 진실위는 “안기부 발표의 기본 내용은 모두 사실이지만 개별적인 3개 사건을 기계적으로 결합시켜 단일 사건으로 부풀려진 것”이라며 “당시 안기부가 ‘정치인 관련설’등 미확인 첩보를 공개한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