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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다큐'로 포착한 진짜 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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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다큐'로 포착한 진짜 대중문화

입력
2006.08.0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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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가 뮤지컬을 만나면? 일상적인 도시 문화의 힘을 노래와 춤,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흥겨운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낸 이색 다큐멘터리가 선보인다.

KBS 1TV에서 5일 오후 8시에 방송하는 ‘KBS스페셜-캐비닛 속의 도시 이야기’(연출 이광록)는 길거리, 시장통, 자동차 안 등 다양한 일상의 공간에서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하는 이른바 문화 게릴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여느 다큐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접 노래하고 춤추는 옴니버스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 보여준다. 무대나 극장 등 정형화한 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기괴해 보일 수 있는 이들의 문화를 장황한 말이 아닌 한 편의 작품으로 보여줌으로써 이들이 만들어가는 진짜배기 ‘대중’문화의 힘을 시청자들이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독립음반사 ‘카바레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로큰롤 밴드 ‘오!부라더스’는 길거리 공연과 버스킹(연주를 하고 돈을 받는 행위)의 선구자다. 이들은 무대와 객석,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 없이 한데 어울려 흥겹게 즐기는 음악을 지향한다. 바삐 제 갈 길 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나 시장통을 순식간에 축제의 현장으로 바꿔놓는 이들의 마술 같은 힘을 엿본다.

친구들끼리 영화에서 본 버스킹을 흉내 내다 ‘거리의 악사’로 자리잡은 ‘캐비넷싱얼롱즈’는 집시처럼 전국을 떠돌며 보고 느낀 것들을 노래로 만들고 불러왔다. “슬픈 노래는 있어도 절망스러운 노래는 없다”고 믿는 이들의 노래들에는 지저분한 뒷골목, 낡은 지붕 위에 핀 한 송이 꽃 등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오롯이 담겨있다.

라디오의 노이즈(잡음)를 음악적으로 재구성하는 등 갖가지 소리 실험을 통해 도시의 일상에 잠재한 에너지를 길어올리는 미디어 퍼포먼스 그룹 ‘지평선 잠수부’, 나난(28), 사이다(29), 정신(30) 등 독특한 이름만큼 다채로운 이력을 자랑하며 “꿈 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 문화 여전사들도 만나본다. 백제예술대 뮤지컬학과 학생들이 지하철에서 펼치는 흥겨운 댄스 퍼포먼스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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