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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봉"… 유가·금리 급등에도 인상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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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봉"… 유가·금리 급등에도 인상분 떠넘겨

입력
2006.08.0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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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시중금리, 환율 등 시장가격의 변동위험을 경제적 약자인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정유업체와 은행들은 국제유가나 시장 기준금리가 급등하면 원가 인상분 전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도, 정작 가격을 내려야 할 때는 인하 폭을 줄이거나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 한국 경제 전반에 뿌리내려 있는 공급자 위주의 거래 관행 탓이다.

이 때문일까. 올들어 시중 은행과 정유업체 등은 유례없는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은행권 대출금리는 예금 금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4%대였던 우리, 신한, 기업은행의 경우 6개월이 흐른 7월20일 현재 각각 5.34%, 5.74%, 5.6%까지 상승했다. 최고 금리도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6.09%에서 6.84%로 0.75%포인트 올렸고,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각각 0.56%포인트씩 인상했다.

반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0.1~0.3%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쳤다. 올들어 정책기준금리인 콜금리가 0.5%포인트나 올랐는데도, 수신금리 인상폭은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이 같은 은행들의 상술로 인해 서민들이 부담하는 대출이자는 크게 늘었으며, 국내 은행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조5,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나 증가했다.

정유업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5년까지 국제유가와 시중 휘발유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승시에는 조정 계수가 1.242, 하락시에는 0.74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가 하락할 때 휘발유 가격 인하 폭이, 상승시 인상폭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7월1일자로 경유세금을 올릴 때도 정유업체는 인상분을 전액 소비자가격에 떠넘겼다. SK㈜와 GS칼텍스는 각각 매주 목요일과 수요일 기준으로 가격을 조정하지만, 7월1일이 토요일인데도 굳이 전날인 6월30일에 가격을 올렸다. SK㈜는 올해 1분기에만 6,000억원, S-oil은 1,94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밀을 전량 수입하는 제분업계와 수입차 업계에서도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및 환율 하락으로 발생한 원가인하요인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3~4개 업체가 독과점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곳에서는 경쟁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업체간 담합으로 소비자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며 "관련 업체가 불법적으로 담합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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