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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M&A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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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M&A 반격'

입력
2006.07.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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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월마트 인수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긴 롯데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유통제국’ 롯데가 최근 홈쇼핑업체인 우리홈쇼핑 인수를 공식 선언하며 유통업계 선두자리 탈환을 위한 시동을 본격 걸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31일 우리홈쇼핑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고 공시했다. 롯데가 홈쇼핑을 인수하면 백화점, 대형 마트, 편의점, 인터넷 쇼핑몰 등 모든 유통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유통공룡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롯데의 우리홈쇼핑 인수 시도는 2년 전에도 있었으나 당시 가격문제로 최대주주인 경방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하지만 이번 인수ㆍ합병(M&A) 추진은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서로 부합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방은 영등포 복합단지 건설에 따른 자금 마련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초 상장으로 3조4,000억원의‘실탄’을 확보한채 인수대상을 물색해왔다. 롯데로서는 라이벌인 신세계가 월마트를, 이랜드가 한국까르푸를 전격 인수하는 것을 눈뜨고 지켜봐야 했던 아픈 경험이 있어 어느 때보다도 적절한 먹이감 찾기에 부심해왔다.

현재 가격문제에 대해 세부조율을 거치고 있으나 경방은 롯데측에 홈쇼핑 지분 54%(우호지분 포함)를 모두 넘기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이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롯데의 우리홈쇼핑 인수가 확정될 경우 유통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롯데 유통부문(쇼핑, 역사, 미도파 등)의 지난해 매출액은 9조9,000억원가량으로 신세계 유통부문(신세계, 광주신세계, 중국이마트 등)의 9조4,000억원보다 앞섰다. 하지만 신세계가 월마트(매출액 7,300억원) 인수작업을 완료하는 9월이면 신세계의 매출총액이 10조원을 넘겨 롯데는 신세계에 유통지존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이 2,500억원 가량으로 롯데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 매출이 신세계와 거의 비슷해지게 된다.

하지만 인수절차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2대 주주로 46%의 지분(우호지분 포함)을 보유한 태광산업 역시 우리홈쇼핑 인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지난 해 말 아이즈비전의 우리홈쇼핑 보유지분 19%를 사들이는 등 경영권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태광산업 이호진 회장의 부인 신유나씨는 롯데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산사스사 회장의 딸로, 이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자칫 가족간의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우리홈쇼핑이 국내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에 따라 홈쇼핑채널권을 확보한 것도 롯데로서는 부담스럽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많은 유통라인을 가지고 있어 홈쇼핑을 인수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매출액을 올릴 수 있다”며 “롯데와 신세계간의 지존 대결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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