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6일 동남아 여행의 경비가 19만8,000원이라고? 비행기 삯도 안되는 싼 값에 끌려 덥석 물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공항세와 유류할증료 등으로 10만원이 붙고, 현지에서도 가이드 팁이나 말만 ‘옵션’일 뿐 반 강제로 이뤄지는 옵션 투어 등으로 수십 만원이 추가된다. 결국 여행객들이 쓰는 돈은 패키지 가격의 3배가 넘는 60만원이었다.
SBS ‘뉴스추적’ 취재진이 실제 한 여행사가 내놓은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매해 여행을 해본 결과다. ‘뉴스추적’은 2일 밤 11시15분에 방송하는 ‘초저가 해외여행, 그 유혹의 실체는?’을 통해 휴가철 관광객의 지갑을 노리는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해외여행이 자유화한 지 17년, 휴가철이나 황금연휴 때면 인천국제공항이 북새통을 이룰 정도로 해외여행객이 늘었지만,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여행객을 모집한 뒤 갖가지 옵션 투어에 바가지 쇼핑으로 수지를 맞추는 여행업계의 구태가 계속되고 있다.
현지 여행사들은 국내 여행사로부터 여행객을 받을 때 ‘헤드 머니(head money)’라고 해서 여행객 1명당 3만원 가량을 지불하기 때문에 수지를 맞추려면 커미션을 챙길 수 있는 옵션 투어와 쇼핑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취재진이 체험한 한 여행사의 2박3일 홍콩 패키지 상품의 경우 그 짧은 기간에 무려 6곳의 상점을 돌아야 했다.
반 강제 쇼핑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점들의 물건값이 다른 일반 상점보다 2,3배 이상 비싸다는 것이다. 바가지 물건값의 주 요인은 쇼핑센터에서 여행사에 지불하는 커미션. 한 국내 유명 여행사의 경우 2004년 2월~2005년 6월 한 쇼핑센터에 2만206명을 데려가주고 무려 3억5,000만원의 커미션을 챙겼다. 제보자는 “물건값의 60%는 커미션”이라며 “여행사와 상인이 관광객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털어놓았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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