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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서울 안간건 부시당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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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서울 안간건 부시당선 탓"

입력
2006.07.3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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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1년 9월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에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에 따른 국제정세 변화로 자신이 서울 답방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실은 30일 중국에서 발간된 장 전 주석의 외교 실록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장쩌민 외교방문 실록’에 실려있다.

이 책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한을 방문한 장 주석을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후 자신이 남한에 가게 되면 세계를 향해 “조선문제는 조선 인민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밝힐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미 대선 이후 국제정세 변화로 실제 방문 효과가 어떨 지에 대한 예상이 좋지 않아 답방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록은 김 위원장이 1994년 7월 사망한 김일성 전 주석의 3년상이 끝나 국방위원장에 취임한 직후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만나 1992년 8월 한중 수교와 관련, “수교는 중국공산당이 결정한 사안으로서 조선측은 0.001%도 의견이 없으며 다만 조ㆍ중 친선만 변하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장 주석은 주석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으로 1990년 3월14~16일 북한에 가 당시 김일성 주석과 만나 한ㆍ중 관계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장 주석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중국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한ㆍ중 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세의 발전에 따라 양국이 상호 무역대표부를 설치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장 주석은 이 자리에서 “무역대표부 설치 문제는 더 이상 지연시키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6개월 후 중국을 방문한 김 주석은 중국측에 “만약 중국이 정말로 남조선과 무역대표부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이해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이 책은 장 전 주석의 회고록 성격으로 중국 최고지도자가 회고록을 출판한 것은 처음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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