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EVP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직원가치제안'을 뜻하는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는 회사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가치'들을 제안하듯, 직원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는 가치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경영이론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경영혁신확대회의에서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들을 분명하게 제시함으로써 우수 인재가 스스로 찾아와 일하는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EVP 확립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직장 만족도가 높은 회사 직원들은 자연히 주인 의식을 갖고 늘 새로운 일을 찾아 하는 만큼 생산성이 높기 마련"이라며 "비전을 세운 뒤 이에 맞는 인재를 찾는 게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모으면 자연히 회사의 비전이 찾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EVP는 단순히 구조조정을 안 하거나 임금을 많이 주는 것만으로 확립되는 것이 아니다"며 "고객의 요구(니즈)가 끊임없이 변화하듯 직원들 니즈도 그때그때 파악, 이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회사의 목표가 직원들에게도 큰 비전으로 받아들여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EVP경영은 그 동안 강조해온 '시스템 경영'의 후편(後篇)격. 동부 관계자는 "김 회장은 총수가 세상을 떠난 뒤 큰 부침을 겪었던 대기업들의 사례를 보면서 특정인 아닌 시스템에 의한 경영을 확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시스템 경영의 정착과정에서 인재들을 중용하기 위해 직원만족 경영과 EVP 확립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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