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낮에 한번 올라갔던 수은주가 밤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熱帶夜) 현상 때문이다.
30일 저녁과 31일 아침 사이 부산 울산 대구 목포 강릉 등 동해안과 남부 지방의 최저 기온은 한결같이 25도를 웃돌았다. 열대야는 ‘찜통 더위’로 낮 동안 데워진 땅이 밤이 돼도 식지 않아 생긴다. 보통 밤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잠들기 쉽지 않고 고통스러운 상태를 일컫는다.
덥기는 서울 등 중부 지방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31일 아침 최저 기온은 24.7도로 엄밀히 말해 열대야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창문을 열어 놓아도 거의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 온도는 남부지방의 밤 온도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해안 지역의 열대야 현상이다. 가령 강릉의 31일 아침 최저 기온은 27.7도로 비슷한 위도 상에 있는 내륙지역보다 2~3도가 높았다. 기상청은 “기본적으로 이 지역의 전날 낮 최고 기온이 높았고(약 32도), 해안지역은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바다에서 발생한 많은 수증기로 온실효과까지 생겨 높은 최저 기온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장마가 지나간 후에 찜통 더위가 찾아오는 이유는 뭘까.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 덥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 전역을 덮고 있기 때문”이라며 “열대야는 최소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이 주로 활동하는 낮 동안의 폭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31일 “울산의 낮 최고 기온이 35.9도에 달했으며 대구 34.9도 경북 포항 35.3도 전북 전주 33.6도 등을 기록했다”며 ‘“1일에도 비슷한 날씨가 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찜통 더위는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더위는 보통 8월 15일을 전후에 절정에 이른 후 점차 기온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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