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필요한 지지 확보차 '월드 투어' 에 나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일 '반미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29일 핵개발 의혹으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가진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을 형제라고 부르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이란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도 이에 고무된 듯 "양국 정상의 회동은 형제이자 동지의 만남"이라고 호감을 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한 아랍어 위성방송 알_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과거 히틀러가 유대인들에게 저질렀던 짓을 레바논 국민에게 똑같이 자행하고 있다"며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와 결부시켰다.
이에 앞서 차베스 대통령은 26일 러시아 방문 중 모스크바 외국문학도서관을 찾아 "세계의 가장 큰 위협은 미국 제국"이라며 "미국은 분별없고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거인"이라고 말했다.
24일 러시아 방문길에 들른 벨로루시에서는 미국이 '유럽 최후의 독재자'라고 부르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함께 자본주의 세력에 맞서자"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벨로루시에서 우리는 서로가 형제이자 친구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여기에서 우리가 베네수엘라에 세우기 시작한 것과 같은 사회주의 모델국가를 본다"고 말했다.
카타르, 베트남 등 모두 7개국을 방문할 예정인 차베스 대통령은 러시아와 무기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란과 유전 공동개발을 협의하는 등 미국이 싫어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당초 북한 방문도 계획했던 것으로 보도된 그는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북한은 방문지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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