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독재와 내전으로 황폐해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이 30일 대통령 선거와 총선 투표를 시작했다. 1960년 독립이래 46년 만에 처음 실시하는 민주 선거다. 6,000여만명 인구 중 2,500만여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이번 선거는 전국 5만여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개표는 인프라가 열악해 3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로는 모두 33명이 출마했다. 현 거국 과도정부 대통령인 조셉 카빌라(35) 후보가 가장 유력한 가운데 반군 지도자 출신인 장_피에르 벰바(44) 부통령과 게릴라 지도자 아자리아 루베르와(42), 피에르 파이파이(60) 전 경제장관 등 4명이 뒤를 잇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카빌라 대통령이 과반 득표로 당선될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못해 결선투표로 갈 지가 관심사다. 후보자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득표율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하는데 10월께 치러진다.
국회의원 500명을 뽑는 총선에는 9,707명이 입후보했으며 카빌라가 이끄는 범여권연합이 무난히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0여개 부족으로 구성된 국가인데다 지역 성향도 강해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얻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콩고는 1960년 ‘콩고’ 국명으로 벨기에로부터 독립했지만 5년 만에 모부투 세세 세코가 쿠데타로 집권하고 ‘자이르’라고 국명을 바꾸면서 독재가 시작됐다. 32년간 철권 통치한 모부투는 97년 로랑 카빌라가 이끄는 반군에게 축출됐다.
로랑 카빌라는 집권 후 국명을 다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바꾸었다. 99년 로랑 카빌라가 암살되면서 내전은 격화됐다. 권력을 승계한 아들 조셉 카빌라는 2003년 7월 가까스로 앙골라, 르완다 등과 협정을 체결한 뒤 거국 과도정부를 세웠다. 5년간의 내전으로 400만명이 희생된 뒤였다.
40년이 넘는 독재와 내전으로 민주콩고의 경제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동부 삼림 지역에서는 우간다 반군 ‘신의 저항군(LRA)’과 94년 르완다에서 투치족을 상대로 대량 학살을 자행한 후투족 반군 및 콩코혁명운동 등 내ㆍ외국계 반군이 여전히 주민을 상대로 약탈을 일삼고 있는 실정이다.
관측통들은 “독립 이래 쿠데타와 독재, 내전 등으로 얼룩진 민주콩고가 이번 선거로 평화와 안정을 찾고 발전의 길로 향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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