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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대-아랍계, 피의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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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대-아랍계, 피의 보복

입력
2006.07.3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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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간 분쟁으로 중동정세가 혼미한 가운데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무슬림이 유대인에 권총을 난사, 6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미국내 유대인-무슬림 간에도 갈등이 표면화했다.

파키스탄인계인 나비드 아프잘 하크(30)는 28일 시애틀의 ‘유대인 연맹’건물에 들어가 “나는 이슬람교를 믿는 미국인이다. 이스라엘에 분노한다”고 외친 뒤 2정의 반자동 권총을 난사, 유대인 여성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 여성 3명은 위독한 상태다.

범인이 무슬림으로 시애틀 경찰은 유대-이슬람 세력간 ‘보복 범죄’가 발생할 것을 우려, 유대교 회당과 이슬람 성전에 대해 경비강화 조치를 취했다. 유대교 회당과 단체를 대상으로는 폭발물 수색 및 검문검색도 벌이고 있다. 그레그 닉켈스 시애틀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이 혼자서 증오심을 갖고 행한 것”이라며 사건의 확대를 경계했다.

그러나 보복범죄 악순환에 대한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한 유대교 단체는 “유대인들은 적절한 보안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면서 “공개된 장소에 모여있지 말 것”을 주문했다. 한 인권단체는 “미국의 유대-이슬람 세력들은 중동 분쟁이 미국에 옮겨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중동사태로 미국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고 판단, 관련기관에 테러경계 강화를 지시한 상태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그러나 당장 추가테러나 보복범죄 위협이 있다는 첩보나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내 유대계의 로비 능력이 막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가운데 아랍계도 예전과 달리 힘을 결집해 미국 정관가를 상대로 로비에 나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아랍계가 유대계에 비해 힘의 열세를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계는 워싱턴에서 휴전을 위한 로비를 시도하고 레바논에 구호물품을 보내고 있으나 아랍계 로비스트들이 백악관과 의회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등 영향력과 규모 면에서 유대계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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