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의 위축으로 2분기 경제성장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가운데, 건설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년 주기로 순환하는 특성을 가진 '건설경기 순환주기'를 기준으로 볼 때, 2004년부터 하락을 시작한 건설경기가 내년 상반기에나 저점을 지날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이처럼 건설경기의 회복이 1년 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하향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 경기의 주름살이 쉽게 펴지기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 재정경제부가 분석한 '건설투자 순환변동치 추이'에 따르면 국내 건설경기는 2003년까지 3년간 확장하다가 2004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국면을 시작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 순환변동치는 건설분야에 미치는 다른 분야 경기의 추세적 요인이나 계절요인을 배제한 채, 순전히 원자재공급과 물량투입 등과 같은 건설분야의 요소들만으로 건설경기 추이를 수치화한 것이다. 보통 6년을 주기로 한차례 순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재경부 윤종원 종합정책과장은 "2분기 건설투자 감소는 지방선거 등으로 공공부문 건설이 늦춰진 것과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건설경기가 하향국면이라는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가 하향곡선의 막바지에 있는 건설경기 추세와 맞물려 위축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정부는 2분기 건설투자가 전년 동기대비보다 1.5%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집계결과에 따르면 감소율이 4%에 이르러 부진 강도가 심했다. 이 바람에 2분기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0.45%포인트(전년동기대비) 더 하락했다.
정부는 일단 하반기에 예정된 재정지출액 88조8,000억원을 불용액 없이 모두 사용하는 등 이미 발표한 소극적 부양책만으로 건설경기의 불씨를 살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향후 경기하락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어서 본격적인 건설경기 부양책을 놓고 정부와 정치권, 건설업계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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