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위축과 제품 가격 인하를 우려하는 제약사들이 정부의 약가(藥價)적정화 정책에 대해 소송으로 맞서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다국적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이레사’의 보험약값을 11.3% 인하했다. 보건의료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이레사의 임상효과가 혁신신약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정부에 약값 재조정을 요청한 것이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정부의 약값인하는 업계의 혼란만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했고 28일 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법적대응에 대한 사법부의 결정이 향후 정부와 시민단체의 약값인하 움직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촉각을 모으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의 모임인 한국제약협회도 정부가 약제비 절감을 위해 가격대비 약효평가를 거쳐 자격을 갖춘 약품만을 건강보험에 등재하는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의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문경태 제약협회 부회장은 26일 경기 이천시에서 열린 ‘제약산업과 의약품 가격정책’이란 강연회에서 “보건복지부가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을 강행한다면 위헌소송으로 맞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 부회장은 “포지티브 리스트를 시행하면 보험등재에서 탈락한 약들이 시장에서 퇴출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가격과 수량을 통제할 수 없는 비급여시장이 형성되고 결국 전체적인 국민의료비 부담을 늘리는 결과만 부를 것”이라며 “이미 위헌소송을 위한 법률 자문을 받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FTA협상에서 미국과 이견을 보였던 약가정책이 국내업계의 반발에 부딪쳐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국민들이 적절한 가격의 효능 좋은 약을 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도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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