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동강 수계에서 갑상선 장애 유발 물질로 알려진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환경부는 이달 7일과 12일, 26일 3차례 낙동강 주요 취수장 등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경북 구미공단 3산업단지 배출수에서 미국 환경청 기준(24.5ppb)을 최고 90배 이상 초과한 2,225ppb의 퍼클로레이트가 나왔다고 28일 밝혔다.
구미하수처리장 퍼클로레이트 농도는 7일 1,892ppb(유입수), 800.3ppb(방류수)로 최고 77배 이상 검출됐으며 26일엔 1,522.4ppb(유입수)와 1,224.3ppb(방류수), 12일엔 889.1ppb(유입수)와 740ppb(방류수)로 각각 조사됐다. 왜관 철교, 왜관하수처리장, 대구 현풍 등에서도 검출됐으나 대부분 미 환경청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다.
낙동강 수계의 매곡과 강정, 매리, 물금, 칠서, 창암 등 취ㆍ정수장은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하의 미량(최고 19.1ppb)만 나왔지만 원수의 검출농도가 정수의 검출농도 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 정수 과정에서 퍼클로레이트가 부산물로 생성되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정부는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세정제를 통해 다량의 퍼클로레이트를 배출해온 구미공단 A사 등에 대해 세정제 사용을 줄이도록 권고했다.
부산시와 부산대 등 학계ㆍ시민단체들은 지난달 말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왜관취수장 82.1ppb, 고령 취수장 34.1ppb,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 1,828ppb, 왜관철교93.5ppb, 대구 강정 취수장 59.7ppb 등이 검출됨에 따라 정부에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정부는 그러나 유해물질을 확인하고도 즉각 공개하지 않는 등 늑장대응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낙동강 유해 물질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4대강으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퍼클로레이트를 먹는물 감시 항목에 추가하고 배출 허용기준과 수질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퍼클로레이트(Perchlorate)
퍼클로레이트(Perchlorate)는 군사용 폭발물과 로켓 추진체에 주로 사용되는 물질로 기폭제, 성냥, 윤활유 등에 많이 사용돼 왔다. 호흡기와 피부 등을 자극하고 갑상선 장애를 유발하는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법규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 유독물 또는 관리물질로 지정되어 있지 않고, 먹는물 수질기준이나 배출허용기준 등 각종 기준도 설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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