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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2호 위성 발사… 해상도 1m급 '한국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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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2호 위성 발사… 해상도 1m급 '한국의 눈'

입력
2006.07.2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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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독자 위성개발 꿈이 러시아 하늘을 쏘았다.

지상의 자동차를 구분할 수 있는 고정밀 위성인 다목적 실용위성 2호(아리랑 2호)가 28일 오후 4시5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북동쪽 800㎞ 플레세츠크 발사기지에서 발사됐다.

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아리랑 2호가 발사 55분 뒤 정상적으로 태양전지판을 펼쳐 작동을 시작했고, 오후 10시58분 국내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 정상 궤도 진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가 뿌리는 날씨에도 불구 정시 발사된 아리랑 2호는 러시아 흐루니초프사의 발사체 로콧(ROCKOT)에 실려 발사 후 약 43분만에 고도 685㎞, 경사각 98.13도의 목표궤도에 진입했다. 아리랑 2호는 3년간 지구를 하루에 14바퀴씩 돌면서 지구 영상을 촬영하게 된다.

첩보능력도 뛰어나

아리랑 2호는 해상도 1m(가로 세로 1m의 물체를 점으로 표시한다는 뜻)의 고정밀 광학카메라(MSC)를 탑재한 우리나라의 ‘눈’이다. 이 정도의 고정밀 위성 보유국은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 등 다섯 나라 뿐이다.

아리랑 2호는 첩보위성은 아니지만 ‘첩보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전문가들은 “아리랑 2호가 원래 예정대로 지난해 11월 발사됐더라면 최근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를 국내 자체 정보력으로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아리랑 2호는 MSC개발이 늦어져 발사가 연기됐었다.

2개월 동안의 초기 운영을 거쳐 아리랑 2호가 10월 초부터 영상자료를 생산하면 한강다리를 지나는 자동차 대수와 태풍 산불 산사태 등 재해 상황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지리정보시스템 구축을 지원해 지도제작에도 활용된다.

기술자립도 70%

아리랑 1호는 미국과 공동 개발된 반면 아리랑 2호는 우리나라가 개발을 주도, 위성기술 개발의 한 획을 그었다. 정부가 6년여간 2,633억원의 개발비를 투입, 항우연이 설계 개발 조립 시험을 주도했고 국내 5개 업체와 함께 70%의 기술자립도를 실현했다. 위성기능의 핵심인 MSC는 이스라엘 업체인 엘롭(ELOP)과 공동개발했다. 그러나 로콧과 함께 발사 작업은 독일 업체인 유로콧이 맡았다. ‘발사 서비스’ 이용 대가는 120억원이다.

발사 현장에서는 과학기술부 임상규 과학기술본부장과 항우연 백홍렬 원장 등이 참관했다. 백 원장은 40일 전부터 ‘기도하는 심정’으로 수염을 깎지 않았다. 최종 점검을 마친 항우연 실무진 25명은 ‘발사 성공’에 환호했다.

아리랑 2호 개발을 진두지휘해 온 이주진(54·사진) 항우연 위성총괄사업단장은 발사 현장 인터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너무 기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단장은 “발사 일정이 나와 있는데 MSC를 공동 개발키로 한 이스라엘쪽이 자기 일처럼 하지 않아 속이 탔다”며 “우리 연구원들이 매일 야근을 하니까 자기들도 46년 만에 휴일 근무를 하는 등 성의를 보여 이날 발사할 수 있었다”며 개발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위성이 정상 작동하면 세계 6~7위의 기술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러시아에서 태극기를 내걸고 밤잠 설쳐가며 노력한 보람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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