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살해 혐의 고교생 무죄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죽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교생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인정돼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이 학생 변호인은 경찰의 폭행을 문제 삼아 법적으로 대응할 입장을 밝힌 반면 경찰은 가혹 행위를 부인, 법정에서 진실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는 27일 “자신을 혼내주려고 한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는 이유로 한밤중에 길에서 학교 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된 김모(17)군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정모(17)군의 진술이 서로 모순되며 진술 시점마다 바뀌고 객관적 상황에도 부합하지 않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에서 피고인 지문이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사실 등으로 미뤄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군이 경찰 조사 도중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조사관으로부터 뺨을 5,6대 맞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