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검찰에 구속된 국내 최대 다단계업체 제이유그룹의 주수도(50) 회장이 1개월이 넘는 잠적기간 동안 17개의 휴대폰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등 치밀한 도피행각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 회장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진모)는 27일 “주 회장이 타고 있던 차량에서 다른 사람 명의의 휴대폰 17개와 1,000만여원의 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 회장이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 휴게소 대신 갓길에 차를 세워 놓고 쉬어갈 정도로 주도면밀했다고 덧붙였다.
제주를 포함한 전국을 돌아다니며 검찰의 추적을 피해 온 주 회장은 지난달 20일께부터 전 제이유 사업자인 조모씨의 경기 이천시 전원주택에 방 한 칸을 얻어 지내 왔다. 검찰은 주 회장이 기거하던 방에는 간단한 침구류만 갖춰져 있을 뿐 그룹경영과 관련된 서류 등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검찰에서 “정ㆍ관계 로비나 주가조작 등 소문이 무성한 상황에서 누명을 쓴 채 조사 받기 싫어 피해 다녔다”고 진술했으나 자세한 도피행적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주 회장을 일단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검찰은 ▦제이유백화점 자금 1,300억원을 제이유네트워크로 부당 지원한 혐의(배임) ▦회사 공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다단계 영업상의 사기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ㆍ관계 로비, 주가조작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단서가 잡히면 이 부분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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