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용인 삼성생명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우승 축포가 터지자 변연하 박정은 이종애 등은 한 데 얼싸안은 채 코트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만큼 오랫동안 기다렸던 우승이었다. 무려 5년 반, 10시즌 만의 정상.
삼성생명이 여자프로농구 최다인 통산 5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생명은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신세계 이마트배 2006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 원정경기에서 천안 국민은행을 60-52로 누르고 3승2패로 정상에 우뚝 섰다. 슈터 변연하는 기자단 투표에서 70표 중 53표를 얻어 동료 박정은(17표)을 누르고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삼성생명의 최근 성적은 ‘농구 명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았다. 4번이나 우승을 했지만 2001년 겨울리그가 마지막이었다. 2002년 여름리그부터는 5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블록슛 여왕’ 이종애를 영입했고 2003년 여름리그 15연승을 이끌었던 ‘벨기에 특급’ 바우터스를 다시 데리고 왔다. 박정은 변연하 등 기존 멤버들도 우승 의지를 불태웠고 기량이 급상승한 2년차 김세롱이 포인트가드 이미선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1위 국민은행과의 챔피언 결정전서 초반 2연승을 거두며 손쉽게 우승하는 듯 했지만 3, 4차전을 잇따라 내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마지막 5차전도 쉽지 않았다. 변연하(18점 6리바운드)와 바우터스(20점 11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초반부터 리드했지만 정선민(24점)을 앞세운 국민은행의 끈질긴 추격에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50-46으로 앞선 경기 종료 4분45초 전 변연하의 레이업슛에 이어 박정은(16점 6리바운드)이 쐐기 3점포를 터트리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국민은행은 정선민의 마지막 두 번의 슛 시도가 모두 불발되면서 첫 우승의 꿈을 접고 말았다.
프로 감독으로 첫 우승의 감격을 안은 삼성생명 정덕화 감독은 “힘겹게 우승해 기쁨이 더하다. 위대한 순간을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안=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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