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앞둔 관가에 때 아닌 해외여행 취소 바람이 불고 있다. 발단은 지난주 발송된 행정자치부의 공문 한 통이다. 행자부는 '하절기 공무원 근무자세 확립지침'이라는 제목의 이 공문에서 업무기강 확립을 강조하면서 "해외여행 자제를 통한 건전한 휴가문화 정착"을 함께 주문했다.
이 지침은 수해 등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공무원들이 해외여행에 나서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행자부가 불시 암행감찰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외여행을 준비중이던 공무원들이 잇따라 여행 계획을 취소하게 된 것.
그러나, 휴가철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여행지들도 사정이 만만치 않아 공무원들은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과천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27일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다가 암행감찰 소식에 여행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국내 여행지도 이미 숙소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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