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 금융그룹인 UBS가 국내 자산운용시장에도 진출한다. 대한투자증권은 27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가 보유한 대한투신운용 지분 51%를 1,500억원에 UBS에 매각하고, 향후 합작법인 형태로 공동 경영키로 결의했다.
UBS는 자산규모 세계 1위(1조5,000억 달러)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국내에는 1989년에 증권사 지점을 설립해 IB와 주식위탁매매 영업을 해왔다. 국내 최대의 고객자산(21조원)을 보유한 대투운용을 인수함으로써, UBS는 하나은행과 대투운용의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UBS의 국내 자산운용업 진출은 몇 년 새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펀드시장에 참여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자금도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국내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도 크레디트스위스가 우리자산운용 지분 30%를 매입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외국계 운용사의 국내 진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UBS의 대투운용의 지분 인수가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경우, 외국계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운용사는 기은SG, 도이치, 랜드마크, 맥쿼리신한, 맥쿼리IMM, 슈로더, 알리안츠글로벌, 푸르덴셜, 프랭클린템플턴, 피델리티, PCA, SEI에셋을 포함해 모두 12개로 늘어나게 된다.
한편 UBS의 대투운용 인수를 계기로 지난해 예금보험공사가 대한투자증권을 헐값에 매각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예보는 3조9,000억원의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투증권과 대투운용을 지난해 하나금융에 4,750억원에 매각했다.
그런데 하나금융이 겨우 1년 만에 대투운용 지분 51%를 1,500억원에 매각했으니, 결과적으로 대투증권의 가치는 2,000억원도 인정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논리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대투운용의 실적과 임직원 수는 대투증권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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