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제거 등 미용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보톡스(성분명 보툴리눔 톡신)가 항암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벵대학의 버나드 갈레즈 교수팀은 최근 섬유육종과 간암에 걸린 쥐에게 보톡스를 주사해 암세포의 혈관을 일시적으로 확장시킬 경우 암세포에 치료 약물이 효과적으로 도달하게 돼 기존 항암요법에 내성을 가진 암 세포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암세포의 혈관을 확장해 약물침투를 노리는 방식은 암치료에서 전혀 새로운 방식이다. 지금까지 암치료 연구에서는 혈관의 성장을 억제해 암세포에 영양공급을 차단하는 표적치료가 주류였다.
갈레즈 교수는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요법은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지만 대부분의 암세포는 저산소증 때문에 이 치료법에 내성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보톡스는 종양혈관의 수축을 막아 세포의 산소화를 도움으로써 방사선 요법과 항암 화학요법에 대한 종양세포의 반응을 향상 시킨다”고 설명했다.
보톡스 제조사인 한국엘러간측은 “보톡스는 전 세계적으로 치료목적의 용도가 60%가 넘고 있다”며 “이번 결과는 보톡스의 치료영역 확대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톡스의 주성분인 보툴리눔 톡신은 아세틸콜린이나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차단해 신경근육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원리로 보톡스는 주름 개선, 사각턱 등 미용 영역 외에 소아뇌성마비환자나 뇌졸중 환자의 근육경직 치료, 전립선비대증, 다한증, 통증, 요실금, VDT(Video Terminal Syndrome)증후군, 치열, 안검경련 등 다양한 영역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임상연구회(AACR)가 발행하는 2006년판 ‘임상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에 발표됐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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