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산책길에 설치됐던 철제펜스가 2008년까지 모두 철거된다. 1968년부터 음주·무속행위 등을 막기 위해 남측순환로(14.6㎞), 북측순환로(6.7㎞) 전 구간 등에 걸쳐 단계적으로 설치된 지 40년 만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26일 남산순환로 전역에 설치돼 있는 그물망 형태의 철제 울타리 25.5㎞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11.5㎞를 2008년 말까지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해에는 철제펜스 자체를 철거했지만 올해부터는 철거된 자리에 국산 낙엽송으로 만든 목제펜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그러나 가파른 지역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구간과 무분별한 출입이 우려되는 일부 구간에서는 철제펜스가 남겨진다.
시가 철제펜스를 목제로 바꾸는 구간은 10㎞. 전체구간 11.5㎞중 안전성이 확보돼 펜스자체를 설치하지 않는 구간(1.5㎞)을 제외하고 친환경적인 담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펜스 높이는 기존 철제펜스의 1.3~1.5㎙보다 낮은 90㎝에 불과, 어린이들도 펜스 너머로 서울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시는 총 14억원을 들여 올해는 남산순환로 3㎞ 구간을 교체하고 내년부터는 2년간 7㎞를 바꿀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1억 2,000여만원을 들여 도로 양쪽의 펜스 가운데 비위험 지역에 설치된 14㎞ 구간의 철제펜스를 철거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자연보호 의식 수준이 크게 향상돼 펜스를 철거해도 산 속으로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산을 둘러싼 낡은 펜스는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데다 시민들의 자연보호 의식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시 관계자는 “낡은 펜스를 철거해 남산공원 주변경관이 개선되고 야생동물들의 이동도 더 활발해져 생태적으로 안정된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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