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불패’ 신화가 깨진 한나라당은 “본전은 했다”는 분위기이다.
승리한 3곳이 원래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였고, 패한 서울 성북 을은 열린우리당 신계륜 전 의원의 지역구였기에 의석 수에서도 손해 본 게 없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성북 을의 패배는 수해기간 골프 파문, 당 소속 광명시장의 호남 비하 발언 등 자충수에서 비롯된 측면이 커 못내 아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고개를 숙였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26일 밤 “성북 을의 패배를 자성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볼 때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승리가 그리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조 후보의 당선은 한나라당에게도 탄핵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당에 극단적 반감을 갖고 있는 조 후보가 민주당 지도부에 포함될 경우 범 여권의 통합작업이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성북 을을 잃었다는 점에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성북 을에서 패한 최수영 후보는 이명박계로 분류된다. 비주류측에는 수해복구를 이유로 선거지원을 소홀히했다며 지도부에 불만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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