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89건·정성호 57건 1·2위1인당 11건… 16명은 1건도 안내
17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모두 3,490건. 2년간 국회의원 한 명 당 11건 가량의 법안을 제출한 꼴이다.
16대 국회의 의원 발의 건수는 4년 치를 모두 합해야 1,912건이었다. 입법 건수로만 보면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출범한 17대 국회가 표면상 입법 기관의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년간 법안을 한 건도 내지 않은 의원도 16명이나 됐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김원기, 이용희, 이해찬, 정덕구, 정동채 의원과 한나라당 김광원, 김기춘, 박희태, 이상득, 임해규, 정진섭 의원, 민주당 김종인, 김홍일, 이정일 의원,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 등이다.
2년간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 무려 89건의 법안을 냈다. 2위인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57건)과도 비교가 안 된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장애인 복지법 개정안’ 등 주로 보건복지 관련 법안을 냈다. ‘입법의 화신’으로 불리는 안 의원은 “의원의 역할이 법을 만들고 고치는 것인데 뭐가 새삼스러우냐”면서 “현재 준비 중인 법안도 20여 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56건을 발의한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3위, 같은 당 박찬숙 의원이 46건으로 4위였다. 한나라당 이계경, 이혜훈 의원이 각각 39건 씩 발의해 공동 5위에 올랐다. 6위는 한나라당 김석준 의원(38건), 7위는 민노당 노회찬 의원과 민주당 김효석 의원(36건)이다.
하지만 의원 발의 법안 중 내용이 부실한 것도 적지 않이 때문에 ‘법안 발의를 많이 한 의원 = 의정 활동을 잘 한 의원’이라는 등식이 꼭 들어 맞는 것은 아니다.
법안 발의를 하지 못한 의원들의 해명도 각양각색이다. 김근태, 이해찬, 정동채 의원은 국무위원을 지내느라 의원 입법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김광원 의원 측은 “전반기에 농해수위원장을 맡은 데다 경북지사후보 경선 출마를 준비하느라 바빴다”고 했고, 김종인 의원 측은 “민주당이 힘이 약해 중요한 법안을 주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질이 낮은 법안을 내느니 아예 내지 않은 것”이라는 이유를 댔다. 이인제 의원측은 “수뢰 의혹 사건과 관련 무죄를 선고 받기까지 법정을 자주 다니느라 분주했다”고 해명했다.
임해규 의원 측은 “선거 지원 등에 발 벗고 나서느라 법안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고 했고, 정진섭 의원 측은 “하나라도 제대로 된 법안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상득 의원은 “국회 입법지원처 신설을 위해 애쓴 것을 알아 달라”고 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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