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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가 정과리 교수 "이래 봬도 경력 20년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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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가 정과리 교수 "이래 봬도 경력 20년 프로그래머"

입력
2006.07.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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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관리 SW 개발 화제

문학비평가 정과리(연세대 국문과ㆍ사진) 교수가 독자적인 도서정보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필요해서 만들었고, 써보니 쓸 만 해서” 지인들에게 더러 나눠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심드렁하게 말했지만, 주변의 반응은 사뭇 뜨겁다. 인문학자가 전문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는 의외성 때문이 아니라, SW의 활용도 자체에 대한 실용주의적 관심이다.

“시중에서 사용되는 ‘e-노트’등 프로그램은 어떤 책이 어느 서가에 꽂혀 있는지 알려주지 못해요. 도서관용 프로그램이라 분류ㆍ검색에는 도움이 되지만, 개인이 쓰기엔 아무래도 불편하죠.”

그가 컴퓨터, 엄밀히 말해 컴퓨터를 이용한 도서 및 자료 정보 관리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 8비트 컴퓨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에 베이직 언어로 처음 도서정보 관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용량도 얼마 안 되고….” 인터넷 윈도 체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90년대 초에 만들었던 건 ‘에뛰드’라는 번듯한 이름까지 달아 프리웨어로 보급하기도 했다. “그 SW를 써본 사람들이 ‘고맙다’ ‘이런 점은 불편하다’ 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었죠.”

이번에 개발한 SW는 그러니까, 윈도 체계에 맞춰 업그레이드한 세 번째 버전인 셈이다. “개발하고 손보고 써보고 개선하고…, 해온 게 한 10년 됐을 겁니다. MS-오피스 엑세스를 기반으로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이미 장서 1만5,000여 권 가운데 시ㆍ소설 등 문학서(3,000여 권)를 제외한 1만2,000권 남짓의 문학비평서와 문화이론서 등은 DB를 갖춰둔 상태. 그는 스스로 정해둔 주제별, 키워드별, 저자별 검색어로 필요한 책을 언제든 검색해서 그 광활한 서가에서 금세 찾게 됐다고 했다.

이번 ‘개가’를 풍문으로 듣고 벌써 군침을 흘리는 이들이 적지않다고 귀띔하자 그는 “개인적인 용도로 만든 것이라 도움말도 메뉴도 없어요. 모양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는 “주위에서 먼저 써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고, 좀 더 손을 본 뒤 공개자료실 같은 데다 올릴 생각이지만, 그게 언제쯤 가능할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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