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발표된 주택청약제도 개편안은 자기집이 절실한 저소득 무주택 계층의 내집마련 기회를 대폭 확대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청약예ㆍ부금 가입 기간과 추첨을 통해 당첨 여부를 결정하는 현행 청약제도로는 청약과열, 투기조장 등 문제 해결은 물론, 합리적인 주택 공급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 같은 취지는 가구주 연령,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수 등으로 구성된 가점 항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가구주 연령은 30세 미만~45세 이상, 무주택 기간은 1년 미만~10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6개월 미만~10년 이상으로 각각 5단계로 나뉘어지는 점이 특징이다. 각 단계별로는 1~5점이 주어진다. 물론 나이가 많고 무주택 기간이 길며 통장 가입기간이 길수록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부양가족수 항목은 1~3세대 이상의 가구구성(3단계)과 1~3명 이상의 자녀수(3단계)로 세분화하며 역시 각 단계별로 1~3점이 배정된다. 부모, 본인, 자녀가 한 가구를 이루고 있으면 3점을 받고, 자녀수가 3자녀 이상이면 추가로 3점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불필요한 논란을 배제하기 위해 가구구성 대상에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주민등록 등본상에 동거자로 나온 직계 가족(외조부모 포함)만 포함된다. 자녀는 직계 비속 중 민법상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입양자 포함)로 한정했다. 부모, 자녀 등 3대가 함께 살고 있다 하더라도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다를 경우에는 3세대로 인정을 받을 수 없다. 또 편법 방지를 위해 청약신청을 하기 전 1년 이내에 주민등록을 이전한 직계 가족들도 가구구성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총 점수는 각 항목별 가점에 가중치를 곱한 수치를 모두 더해 산정된다. 가중치는 총 100점 만점이며 항목별로 가구주 연령 20, 부양가족수 35, 무주택기간 32, 가입기간 13이다.
2010년부터는 2개 항목이 추가된다. 가구소득의 경우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10분위를 기준으로 5단계로, 부동산 자산은 주택을 제외한 비거주용 부동산(공시가격)과 토지(개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5,000만원 미만~3억원 이상의 5단계로 구분된다.
이 두 항목은 소득과 자산액수가 적을수록 가점이 더 높아진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에는 가점 항목이 6개로 늘어나고 가중치도 가구주 연령 13, 부양가족수 23, 무주택기간 22, 통장 가입기간 9, 가구소득 21, 부동산 자산 12로 조정된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 등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개편안에 대해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우선권을 박탈당하게 된 기존 청약예ㆍ부금 1순위자들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집마련을 준비중인 핵가족 가구, 신혼부부, 작은 주택을 좀 더 큰 평수로 늘리려는 ‘실수요형’ 주택 보유자들의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도 문제다.
가점 혜택을 받는 저소득 무주택 계층들에게 평당 1,000만원 이상인 민영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있느냐는 문제도 논란거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국민임대주택이나 공공주택을 공급해야 할 계층에 과도한 민영주택 청약 인센티브를 부여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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