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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추정 사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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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추정 사진 발견

입력
2006.07.2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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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국모 명성황후(1851~1895)로 추정되는 여인의 사진이 발견됐다.

19세기 동아시아 사진 수집가인 영국인 테리 베닛(56)씨는 25일 한 독일 출신 사진작가가 1894~1895년 조선을 찾아 남긴 사진첩에서 고종과 순종이 나란히 찍은 사진, 흥선대원군의 관복ㆍ중국식 평상복 사진과 함께 명성황후로 보이는 여인의 사진을 발굴, 공개했다.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사진 밑에는 ‘시해된 왕비’란 뜻의 독일어(Die Ermordete Koenigin) 설명이 적혀 있으며, 특히 대원군의 중국식 옷 사진과 배경이 똑같아 왕궁 등 동일한 장소에서 촬영했음을 알 수 있다.

이태진 서울대 교수는 “대원군이 앉은 자리에는 왕족 이외에 아무나 앉을 수 없는 만큼 명성황후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진 설명도 ‘살해된 왕비’로 되어 있어 왕비로 보아야 할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친왕의 손자인 이혜원 국립고궁박물관 전문위원은 속적삼 차림인 점 등을 들어 대원군의 첩인 ‘초선’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사진 속 여인의 인상이 명성황후를 만난 이들의 기억과 대체로 비슷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명성황후를 4번 알현한 영국의 이사벨라 비숍은 “눈빛이 날카롭고 냉정해 보이는 기민한 표정”이라 했고, 순조의 셋째 딸 덕온공주의 외증손녀 윤백영씨도 생전에“얼굴이 갸름하고 콧날이 오똑하고 입매가 야무지고 눈이 가늘었다”는 왕가 어른들의 말을 전했다.

옛 복식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진 속 여인의 머리 모양은 예복을 입을 때 솜족두리 위에 얹어 옥판, 꽃비녀 등으로 장식하는 ‘어여머리’혹은 ‘또야머리’로 왕비, 공주, 옹주와 당상관 이상 양반가 부인, 궁녀 중에는 왕을 가까이 모시는 지밀(至密)상궁만 할 수 있었다. 다만 옷은 속적삼과 가리개용 허리띠, 모시치마 등 예복이 아닌 실내 평상복 차림이다.

이상은 건국대 교수, 박선희 상명대 교수 등은 “머리가 미완성이고 겉옷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명성황후인지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머리가 예장(禮裝)용인 만큼 행사 준비를 하던 중에 촬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L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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