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ㆍ요미우리)이 후반기 개막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한국과 일본 통산 400홈런에 두개 차이로 다가섰다.
이승엽은 25일 도쿄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홈경기서 0-2로 뒤진 6회말 좌중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히로시마의 선발 투수는 지난 9일 이승엽에게 27호 홈런을 허용한 오른손 오타케 칸.
이승엽은 볼카운트 1-3에서 5구째 바깥쪽 직구(시속 144㎞)를 부드럽게 밀어쳐 타구를 스탠드 중앙까지 날려 보냈다. 오타케는 홈런을 내주기 전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선방한 자신감을 앞세워 정면 승부를 택했지만 결국 실투를 놓치지 않는 이승엽의 불방망이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지난 15일 야쿠르트전 이후 3경기 만에 홈런을 보탠 이승엽은 올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센트럴과 퍼시픽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를 밟게 됐다. 전체 146경기중 90경기를 치러 3경기마다 짜릿한 손 맛을 본 셈이다.
이런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올시즌 49개의 홈런이 가능해 50홈런 달성에 대한 한ㆍ일 양국 팬들의 관심은 후반기 초반부터 후끈 달아오르게 됐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첫해인 지난 2004년 100경기서 14홈런으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으나 2년째인 지난해에는 117경기에 출전해 꼭 30홈런을 채웠다. 올시즌에는 벌써 지난해의 홈런수를 기록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1회 2사 1루의 첫 타석에서는 조심스럽게 승부를 한 오타케로부터 볼넷을 골라냈지만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0-1로 뒤진 3회 2사 1ㆍ2루의 동점 찬스에서는 몸쪽 포크볼에 1루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이승엽은 “홈런은 쳤지만 기분이 하나도 안 좋다. 아무래도 팀이 계속 지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홈런을 친 것 보다는 2번째 타석에서 주자 1ㆍ2루때 쳤으면 분위기가 더 빨리 바뀌었을텐데 안타를 치지 못한 게 아쉽다. 8회에 2루타 치고 슬라이딩을 했는데 팀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2-3으로 뒤진 8회말 2사에서는 1루 베이스를 스치고 나가는 우익선상 2루타를 날려 동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이승엽은 3타수 2안타를 때려 타율을 3할2푼6리(340타수 111안타)로 끌어올렸다. 타점과 득점은 각각 65개와 71점. 요미우리는 2-4로 졌다.
도쿄=양정석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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