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 첫 손에 연예인을 꼽는 청소년들이 부쩍 늘고, ‘딴따라’니 ‘집안 망신’이니 하며 뜯어말리는 부모들도 사라졌다. 그런 세태를 반영하듯, 재벌2세가 독점하던 멋진 남자주인공을 연예계 스타로 설정한 드라마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러나 대개는 직업 설정이 그럴 뿐, 실제 연기하고 노래하는 모습이나 연예계의 실상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경우는 별로 없다.
26일 첫 방송하는 MBC 수목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는 연예계 스타의 사랑놀음이 아니라 대중음악계 스타가 되기 위해 혹은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에 포커스를 맞춰 눈길을 끈다. 그럴싸한 기획 의도를 내세웠다가 결국은 뻔한 사랑타령으로 끝난 예가 적지 않지만, 제작진의 면면을 보면 기대해 볼 만하다.
극본을 맡은 홍진아ㆍ홍자람 작가는 지난해 MBC 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에서 운동선수들의 꿈과 사랑을 진솔하게 그렸고, 한희 PD도 ‘내 인생의 콩깍지’ ‘신입사원’에서 평범하거나 어느 면에서는 덜 떨어진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솜씨 있게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제작진은 “청춘 드라마인 만큼 사랑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만 짝짓기 게임식으로 가지는 않는다”면서 “이야기의 주 무대인 대중음악계를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묘사하고 가수와 기획사간의 갈등 같은 연예계의 어두운 면도 다룰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환희가 10만명의 팬을 거느린 최고의 아이돌 댄스 가수 렉스 역을 맡아 연기자 신고식을 치르고, 말썽쟁이 ‘쌈장’에서 백 댄서를 거쳐 댄스가수로 성공하는 혁주 역은 록 그룹 ‘더 넛츠’의 기타리스트 출신인 지현우가 맡았다. 가수가 되기 위해 가출까지 감행한 희수 역의 김옥빈은 자신의 테마곡을 직접 부르는 등 가수 못지않은 노래와 춤 솜씨를 뽐낸다. 서지혜는 렉스를 흠모하는 천방지축 상미 역으로 대하사극 ‘신돈’의 노국공주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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