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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프로구단 모범 보인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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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프로구단 모범 보인 SK

입력
2006.07.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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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인천 문학 야구장에서는 전날 벌어진 프로야구 공식 올스타전 만큼은 화려하지 않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SK 와이번스 구단이 올스타 휴식기를 맞아 연예인 올스타팀과 수재민 돕기 자선 경기를 마련한 것. SK에서는 신영철 사장을 비롯한 프런트 직원들과 조범현 감독, 성준, 최일언, 김기태, 김성래 코치 등 현역 시절 프로야구를 풍미했던 코칭스태프들이 총출동했다.

많은 관중은 아니었지만 더운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은 3,000여명의 팬들은 평소 먼 발치에서만 지켜보던 왕년의 스타들이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며 함께 호흡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가 더욱 뜻 깊었던 것은 연고지인 인천 팬과 최근 집중 호우로 고통 받고 있는 수재민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이다. SK는 이번 자선 경기를 통해 총 3,1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의류, 쌀 등을 적립했다. 이 가운데는 바자회를 통해 글러브와 유니폼 등 선수 애장품을 판매해 모아진 270만원도 포함됐다.

사실 SK의 팀 사정을 놓고 보면 웃고 떠들면서 ‘한가하게’ 자선 경기나 벌일 처지는 아니다. 지난 5월 초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SK는 이후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전반기를 6위로 마감했다. 특히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지난 20일 LG전에서는 경기 막판 뼈아픈 역전을 허용하며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가라 앉았던 팀 분위기와 달리 이날 경기에 참가한 코칭스태프나 프런트 직원들은 수재민 돕기에 모두 한마음이 됐다. 적립되는 성금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더 열심히 뛰고 더 열심히 던졌다. 또 야구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체면을 가리지 않고 덕아웃 앞에 모두 모여 음악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신영철 사장은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 구단으로서 사회 공헌 등 그 위상에 걸맞은 구실을 해야 한다”며 “이번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프로야구도 이제 성인의 나이(25년)에 접어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구단들은 홍보 효과에 성적 지상주의에만 매달리고 있고, 선수들도 ‘팬들이야 어떻든 내 연봉만 챙기면 된다’는 근시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자선 행사를 마련한 SK는 팬들과 함께 하는 프로 구단으로서 ‘롤 모델(Role model)’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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