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에서 모처럼 흥미진진한 빅 이벤트가 펼쳐진다. 26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삼성하우젠컵 2006 12라운드 경기. 6년 만의 우승을 확정 지으려는 서울과 라이벌의 우승 제물이 될 수 없다는 수원의 자존심 대결을 앞두고 벌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8승2무1패(승점 26)로 2위 제주 유나이티드(6승2무3패ㆍ승점 20)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은 자력 우승 확정에 승점 1만을 남겨놓은 상태. 이날 비기기만 해도 되고, 설사 지더라도 1시간 후 창원에서 벌어지는 경남FC-제주전에서 제주가 이기지 못한다면 우승이다. 하지만 서울은 기왕이면 시원한 승리로 우승의 감격을 만끽할 각오다. 서울은 2000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눈길이 모아지는 곳은 ‘축구 천재’ 박주영의 발 끝이다. 박주영은 지난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절묘한 터닝슛으로 결승골을 뽑으면서 오랜 부진을 털고 팀을 우승 문턱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후반 해결사로 나설 예정인 박주영은 프로 데뷔 2년 만의 우승컵을 위해 2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겠다는 각오다.
K리그의 명가로 서울과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온 수원은 이번 대회에선 초라하기 짝이 없다. 1승3무7패(승점 6)로 13위. 간신히 꼴찌를 면하고 있다. 자칫 최하위로 대회를 마무리할 수도 있어 남은 2경기를 바라보는 심정이 절박하다. 그런 마당에 안방에서 서울이 우승 잔치를 벌일 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
마침 이날 대전시티즌에서 데려온 공격형 미드필더 이관우가 선발로 출전한다. 이관우가 앞에 서고 김남일과 송종국이 뒤를 받치는 국내 최강의 미드필드진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다만 골키퍼 이운재가 오른 무릎 근육을 다쳐 결장하는 것이 아쉽다.
통산 전적에서는 수원이 16승11무14패로 다소 우위지만 최근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2승2무로 압도했다. 막다른 곳에서 만난 라이벌끼리의 대결이라 쉽사리 결과를 점치기 힘들다. 이날 경기는 KBS 스카이에서 중계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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