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수출입은행장 등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KIC 사장은 이강원 전 사장이 11일 사임하면서 현재 사장 공모신청을 받고 있고, 수출입은행장은 신동규 행장이 9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KIC 사장 후보로는 전광우 딜로이트그룹 부회장, 김수룡 도이치뱅크코리아 회장, 홍석주 한국증권금융 사장,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오종남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이영균 한은 부총재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KIC 사장의 경우 '비(非) 모피아(옛 재무부 및 재정경제부 금융 인맥), 비 한은'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경부는 KIC의 주무부처라는 점 때문에, 또 KIC에 170억 달러를 위탁하는 한은은 KIC와 외환 보유액을 놓고 수익률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KIC 사장 인선과 관련, 두 기관 사이에는 '우리가 안되면, 너희도 안 된다'는 암묵적인 신사협정이 맺어져 있다. 이 경우 재경부 출신인 신 행장, 오 상임이사 등과 함께 한은 출신들도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지주 총괄 부회장을 지낸 전광우 부회장과 케미칼은행은행 투자그룹 홍콩지사 아시아본부장, 체이스맨해튼은행 한국본부장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김수룡 회장이 유력하게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KIC 초대 사장 공모 때 이강원 사장과 막판까지 경합했고, 김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이다. 조흥은행장을 지낸 홍석주 사장도 한국증권금융을 맡아 국고자금과 공공기금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수출입은행장 후보로는 대대로 재경부 출신이 임명됐다는 점 때문에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광림 전 재경부 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내달 충북 제천의 세명대 총장으로 취임할 예정이고, 양 부위원장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건으로 투기자본감시센터로부터 검찰에 고발돼 있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선물거래소 감사 인선 등에서 재경부 인사가 청와대가 미는 후보에 밀리는 등 '모피아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진 상태. 때문에 수출입은행장에는 제3의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이 유력하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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