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24일 임ㆍ단협 타결에 실패함에 따라 파업이 이번 주 중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노사는 오전 10시부터 울산공장 본관에서 17차 본교섭을 열어 임금 인상 등을 논의했지만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타협에 실패했다. 노사는 이날 향후 구체적인 협상 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노조창립 기념일로 휴무인 25일에도 실무 협상을 계속한 뒤 26일 본 교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인 기본급 인상에 대해 종전에 주장하던 6만7,208원 인상안에서 7만8,000원까지 올리며 타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초 12만5,524원 인상을 주장해 온 노조는 “최소한 8만원대는 넘겨줘야 한다”며 추가 인상을 요구했다. 지난 주말 잠정 합의안에 도출한 현대중공업의 기본급 인상(9만2,550원)을 감안한 입장이었다.
또한 사측은 파업이 끝나면 품질목표달성 격려금으로 50만원을 주겠다던 당초 안을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사 양측은 그러나 시급제로 일하고 있는 현장 근로자의 월급제 전환, 호봉제 적용 등 다른 부분에서는 상당히 의견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렬에도 불구하고 노사는 막판까지 타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29일부터 시작하는 여름 휴가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양측 모두에게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노조 창립일(25일) 휴무와 ‘협상 타결 3일 뒤 조합원 총회를 열어 수용 찬반 투표를 한다’는 노조 규정을 감안할 때 24일은 사실상 협상의 데드라인이나 마찬가지였다. 노조는 그러나 26일에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고 28일에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하면 일정상 휴가 전에 파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액도 노사의 마음을 바쁘게 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8만여대의 자동차를 만들지 못해 모두 1조1,50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것이 사측의 주장이다. 이는 2003년 임ㆍ단협(1조3,000억원)과 2002년 노동관련법 투쟁(1조2,600억원)에 따른 파업 손실액에 이어 역대 3번째 규모다.
노조로서는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노사관계 로드맵) 논의가 막바지에 왔다는 점이 걸린다. 노동부는 노사정대표자회의를 통해 다음달 10일에 논의를 끝낸 뒤 입법 예고한다는 계획이다. 노동계의 맏형인 현대차가 임금 등 내부 문제로 로드맵 논의에 힘을 보태지 못한다면 노동계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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