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사병 등 20여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해 온 영관급 중대장이 구속됐다.
특히 가해 중대장은 부하들을 5개월 동안이나 성추행해 왔는데도 상급부대는 다른 사건과 관련한 부대진단 과정에서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모 부대 헌병대는 24일 부사관과 사병 등 20여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모 부대 중대장 유모(40) 소령을 최근 구속했다고 밝혔다. 유 소령은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부대 회식자리와 자신의 집무실, 내무실 등에서 부하들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쓰다듬거나 성기를 만지는 등 60여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소령은 5월 중대 행정보급관에게 성추행 사실을 발각당해 피해 장병들에게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까지 약속 했지만 한 달 뒤 술자리에서 또다시 부하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소령의 성추행 행각은 8일 부대 내 교통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 상급부대의 부대 정밀진단 중 장병의 고충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밝혀졌다.
육군 관계자는 “피해 병사들과 부사관들은 자신들의 명예가 실추될 것을 염려해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가 피해가 지속되자 털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육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내 성추행 실태를 조사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군의 처벌이나 대책이 허술하기 때문에 군내 성추행 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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