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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조대 美채권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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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조대 美채권 진짜일까

입력
2006.07.25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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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액수가 적힌 미국 채권이 국내 범죄 수사과정에서 적발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4일 미 재무성 명의의 채권 1,250억불(125조원) 상당이 든 가방을 훔친 혐의(절도)로 배모(56)씨를 구속했다. 또 배씨에게 범행을 시킨 혐의(절도 교사)로 추모(56)씨를 함께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5월27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T모텔에 투숙한 김모(47)씨가 잠이 든 사이 객실에 침입, 김씨의 철제 서류가방을 훔친 혐의다.

일반 서류가방보다 약간 크고 두께 4~5㎜의 철로 만들어진 이 가방 안에는 연두색의 A4 용지 크기에 액면가 5억 달러가 적힌 채권이 250장 들어있었다.

채권에는 미국 정부가 33년간 연4% 이자로 지급 보증한다고 적혀 있으며, 가방 표면에는 독수리 문양과 FEDERAL RESERVE, 1934, United States of America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평소 김씨와 알고 지내던 추씨는 김씨가 이상한 돈가방을 애지중지하며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배씨를 시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배씨와 추씨가 마약조직이나 국내외 폭력조직과 연루됐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방을 잃은 김씨는 경찰에서 “3년 전 충남 온양의 공사현장에서 우연히 가방을 주워 돈이 될 것 같은 생각에 땅에 묻어 뒀다가 최근 갖고 다니기 시작했다. 가방을 열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 역시 가방을 개봉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의자들에게서 가방을 압수한 뒤 해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채권 감정을 의뢰해 진품 여부를 확인 중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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