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동원호 피랍어부들은 우리 국민 아닌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동원호 피랍어부들은 우리 국민 아닌가

입력
2006.07.25 02:41
0 0

우리 어선 '제628 동원호'가 소말리아 인근 공해 상에서 해적에 납치된 지 100일이 넘었다. 최근 한 취재PD가 억류된 선원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한국일보 24일자 10면 보도). MBC'PD수첩'은 오늘 밤 11시'조국은 왜 우리를 내버려 두는가(가제)'를 통해 그들의 고통과 우리의 무관심을 고발할 예정이다.

사건 발생 2주일 후 외교부는"석방을 위한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했다. 한 달 뒤 반기문 외교장관은"협상이 상당히 진전됐다"고 말했고, 또 한 달 뒤 정부는"협상조건에 90% 의견접근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 달 초 외교부는"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참석한 반 장관이 소말리아 대통령과 외교장관에게 협조를 촉구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마지막 단계'나 '90% 의견접근'은 무엇이었으며, 3개월 후에야 해당국에 공식 협조를 촉구하는 것은 어찌 된 일인가.

이런 정부가 지난 주말 취재PD의 현장취재 사실을 알고는'실상이 알려지면 좋지 않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한다. 더 답답한 것은 취재PD가 2박3일간 있다 왔다는 그 곳에 3개월 넘도록 정부의 어느 누구도 대면협상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고작 전화나 팩스 연락이 전부였다 한다.

사건 해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현지의 반군 지도자는 한 동안 한국인 납치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어디서 무슨 협상을 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선원들의 잘못이 없지는 않다. 소말리아의 내부 사정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사정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와 피해자들의 호소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고, 현지 공관이 자국민 보호임무에 지극히 소홀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피랍 당사자들은 물론 당국의 말만 믿어온 가족들이 정부에 대해 배신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6월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ㆍ살해된 김선일씨의 모습이 선하다. 당시에도 정부는 외교 대응력 부재로 전 국민의 심한 질타를 받았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