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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작업 5팀 이색 전시회 '내일_토끼사냥의 필연'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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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작업 5팀 이색 전시회 '내일_토끼사냥의 필연' 展

입력
2006.07.2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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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집단 막’ ‘뮌’ ‘입김’ ‘프라잉시티’ ‘최승훈+박선민’등이 ‘내일-토끼 사냥의 필연’이라는 요상한 제목의 전시를 열고 있다. 작가들 이름이 예사롭지 않은데…. 아닌 게 아니라 이들은 적게는 둘, 많게는 몇 십 명이 공동 작업을 하는 그룹 작가들이다.

동갑내기 부부 김민선과 최문선은 이름에서‘선’자를 빼고‘민’과 ‘문’을 합쳐 만든 ‘뮌’이라는 독특한 팀명으로 영상 설치 작업을 해오고 있다. 대학 동기인 최승훈과 박선민은 함께 독일 유학을 하면서 공동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후 결혼에 골인했다.

8명의 여성 작가 그룹인 ‘입김’. 1997년부터 10년째 멤버 교체 없이 성폭력, 미혼모, 낙태 등 여성 문제들만 다루고 있다. 여성주의적 미술의 실천을 강조하며 퍼포먼스를 주로 해온 이들은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입김’을 그룹명으로 정했다.

‘플라잉시티’는 도시문제에 관심 있는 작가들이 2002년 10월 결성했다. 장종관 김기수 전용성 등이 초기 멤버로, 중간에 몇 차례 멤버 교체를 거쳐 지금은 김기수 대신 김지혜가 합류했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쇠락해가는 청계천 공구 상가를 다룬 프로젝트가 대표작.

대학동문 모임으로 시작된 ‘집단 막’은 재개발 지역의 주택 철거 상황에 미술이 개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001년 만들어졌다. 재개발 지구라는 사회성 강한 장소를 예술의 유희 공간으로 전이시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재개발 지역 내‘비닐하우스’를 공동 작업실 겸 전시회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시회 작품 중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군중을 모티브로 삼은 뮌의 비디오 설치 작업 ‘사람의 물결’. 3.5m 높이의 두 개의 인간 상반신상이 중앙에 위치해있다. 철로 전체 뼈대를 만든 뒤 정면쪽만 하얀색 깃털로 가렸다. 비디오 영상으로 담아낸 군중들의 다양한 움직임이 그 위에 고스란히 상영된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던 군중들이 우르르 미끄러질 때 작품 뒤에 숨겨놓은 선풍기가 작동하면 하얀 깃털들이 흩날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 현장에서 느꼈던 전율과 감동을 표현한 작품이다.

플라잉시티는 여전히 청계천 프로젝트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메이드 인 청계천’이라는 제목의 이번 작품에는 멤버들 외에 청계천 공구상 15명이 참여했다. 공구상들이 각종 기계 부속품으로 램프 테이블 등 특이한 생활용품과 부속품들을 뚝딱 만들어냈고, 멤버들은 그것들을 모아 낚싯줄로 엮어 하나로 뒤엉킨 공간 설치 작품을 창조했다. 중간 납품업자들이 소량 생산을 하는 곳이면서도 거대한 에너지가 살아 숨쉬는 ‘청계천’이라는 공간의 느낌을 그대로 담아냈다.

이밖에 입김은 퍼포먼스 사진과 영상을, 집단 막은 ‘따로 또 같이’ 라는 주제로 설치 작업을, 최승훈+박선민은 서울의 풍경사진을 내놓았다.

2004년 9월 개관한 소마미술관은 매년 한 차례씩 ‘내일’이라는 주제로 신경향 작업을 주도하는 작가들을 초청해 기획전을 갖고 있는데 이번 전시도 그 시리즈 중 하나이다. 29일 오후 2시에는 공동작업에 대한 세미나를, 8월12일 오후 2시에는 뮌과 입김이 관람객과 만나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전시는 9월7일까지. (02)410-1066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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