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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기형이 외모콤플렉스 수준? 사회적응 힘든 장애1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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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기형이 외모콤플렉스 수준? 사회적응 힘든 장애1급이예요"

입력
2006.07.2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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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으로 꼽히는 모대학 사회학과 4학년인 김원영(24)씨는 이른바 ‘주걱턱’이다.

김씨는 “중ㆍ고등학교 때는 주걱턱이 발음만 좀 부정확하고, 첫 인상이 강해보이는 외모콤플렉스 정도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정말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래턱이 조금씩 바깥으로 밀려나와 현재 앞니 뿐 아니라 어금니 대부분이 위아래가 맞닿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밥조차 씹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김씨의 병은 뼈가 쉽게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이다. “애들하고 놀다가 사소하게 넘어져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는 어머니의 말에 부담을 느낀 학교가 입학을 거부해 초등학교 입학도 포기했다. 실제 13세 때 동네에서 친구와 놀다 넘어져 허벅지뼈가 부러진 뒤 지금까지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

김씨는 15세가 되어서야 공식 교육기관인 특수학교에 처음 진학했다. 첫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했다. “그땐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공부해 그는 2003년 소위 ‘명문대’에 합격했다.

그는 “대학에 들어오면 이것이 내 장애를 상쇄해 ‘명문대학생+장애인=일반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주변의 반응은 ‘명문대학생+장애인=잘난 장애인’이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이란 정체성은 자신과 떨어질 수 없음을 알게 된 것이다.

주걱턱은 대학생이 되고서 문제가 됐다. 골형성부전증은 치아에도 영향을 미쳐 어금니가 쉽게 썩어 나갔다. 아래턱도 점점 밀려나왔다. 지금은 위아래의 앞니가 안 맞아 음식물을 자를 수 없다. 위아래가 마주치는 어금니도 오른쪽 두개만 남아 있다. 밥을 먹을 때 남들보다 훨씬 더 오래 씹지만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지난해 치아교정을 알아봤지만 수술비는 2,000만원이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의료보호 1종이었지만 주걱턱 교정수술은 미용수술로 분류돼 보험적용이 안 됐다. 다행히 그는 삼성서울병원의 안면기형 무료성형수술사업인 ‘밝은 얼굴 찾아주기’를 알게 돼 지난해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 수술과 교정까지는 4년이 걸린다.

김씨는 얼굴기형이 미용성형으로 규정돼 보험적용이 안 되는 현실에 대해 “신체기능 손상의 기준으로만 장애를 재단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하면 얼굴기형은 장애 1등급 수준”이라며 “특히 ‘얼짱’을 강조하는 요즘 시대에 기형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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