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의 부인으로 전위예술가인 오노 요코가 지난 1월 별세한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생일(7월 20일)을 맞아 추모곡을 발표했다. 오노 요코가 작곡한 '시크릿 피스 2'(secret piece Ⅱ)는 21일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허쉬혼 미술관에서 처음 연주됐다.
오노는 잘 알려진 대로 백남준과 1960년대 전위예술운동인 플럭서스(Fluxusㆍ변화) 활동을 함께 했던 핵심 멤버로 40여년에 걸쳐 우정을 나눈 사이다. 백남준은 생전에 오노의 치마를 가위로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으며, 오노는 지난 4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백남준을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오노가 작곡한 추모곡은 더블베이스를 활로 연주하는 대신, 드럼스틱으로 두드려 연주하도록 한 빠른 리듬의 곡이다. 초연을 맡은 더블베이스 연주자 앨런 폰 쉔켈은 "고인을 그리워하는 오노의 우정이 담긴 곡"이라고 설명했다.
허쉬혼 미술관은 이날 행사에서 백남준을 '세상을 바꾼 예언자'로 소개하고 조카인 켄 백 하쿠다씨를 초청해 고인의 예술을 재연케 했다.
하쿠다씨는 200여명의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남준이 1961년 독일에서 선보인 퍼포먼스 '바이올린과 끈'을 재연했다. 그는 바이올린을 끈으로 묶어 땅바닥에 끌며 산책하는 퍼포먼스를 재연했고, 관객들도 체험 기회를 가졌다.
하쿠다씨의 퍼포먼스는 1996년 백남준이 70개의 브라운관을 이용해 만든 작품 '성조기'(U.S. Flag) 앞에서 이루어졌다. 이 작품에는 해리 트루먼부터 빌 클린턴까지 미국의 역대 대통령 10명이 등장하며,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스캔들을 일으켰던 여배우 마릴린 먼로도 나온다.
하쿠다씨는 "고인은 클린턴과 마찬가지로 스캔들을 좋아했다"며 "오는 가을에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함께 삼촌을 추모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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