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평창동 갤러리 세줄은 매년 기획공모를 통해 젊은 작가를 지원하는 ‘퍼니퍼니’(Funny Funny)전을 열고 있다. 말 그대로 재미있고 톡톡 튀는 전시다.
기획자 이수경씨는 “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재미있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독특한 아이디어로 관람객들에게 여운을 남기는 작업을 하는 작가 10명을 뽑았다”고 말했다. 선발된 작가는 김수진, 김정향, 박진호, 유영운, 윤지영, 임수진, 홍남기 등. 소재와 표현 기법에서 상상력과 유머가 돋보이는 젊은 작가들이고, 분야도 회화와 영상, 조각 등으로 다양하다.
배트맨 형상을 한 유영운의 대형 조각은 잡지와 전단지로 만들어졌다. 제목도 ‘배트맨’이 아니라 ‘배드맨’(bad man)이다. 대중매체와 광고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대중매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를 꼬집었다. 임수진은 ‘자폐아’를 주제로 작품을 제작했다. 안락하게 쉴 수 있는 소파를 치유하는 공간으로 치환했다.
김정향은 새로 시작한 목욕탕 시리즈를 내놓았다.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먹으로 목욕탕 안에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금가루와 채색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사람들이 아옹다옹 사는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모습과 흡사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홍남기의 DVD 애니매이션 작품 ‘미스터 홍’ 도 웃음을 자아낸다. 단상에서 우유병을 들고 연설하는 사람은 자신의 얼굴과 기저귀를 찬 아기의 몸을 합성해 만들었는데, 어지러운 정치판을 풍자했다고 한다.
이미지에만 주목하기보다는 작가의 이야기와 작품 의도를 살펴보고, 관람객 자신의 상상력까지 동원한다면 더 재미있는 관람이 될 것 같다. 전시는 8월27일까지. (02)391-9171
조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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