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아버지 얼 우즈는 남다른 존재였다. 아버지 덕분에 우즈는 첫 발걸음도 떼기 전에 골프채를 쥐었다. 우즈가 가는 곳에는 항상 아버지가 있었다.
우즈는 아버지에 대해 “그는 멋진 아버지이자 코치고, 정신적 스승이며 좋은 친구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지난 4월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우즈는 시름에 잠겼고, 9주를 쉬었다. 슬픔을 딛고 출전한 US오픈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컷오프 되는 수모를 겪었을 때만 해도 아버지의 공백은 너무나 커보였다.
하지만 우즈의 방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알리스 웨스턴오픈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20일(한국시간)부터 영국 리버풀의 로열리버풀링크스코스(파72ㆍ7,258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도 2라운드 이후 줄곧 선두를 달리며 ‘홀로서기’에 성공했음을 온 세상에 알렸다.
대회 3라운드까지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어니 엘스(남아공)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크리스 디마르코(미국) 등 2위그룹을 한 타 차로 앞선 채 24일 오후 10시30분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우즈는 25일 오전 0시 현재 6번홀까지 15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10분 먼저 출발한 엘스를 2타 차로 앞서고 있다.
우즈는 2번홀 8m짜리 버디 퍼트를 아깝게 놓친 데 이어 3번홀에서도 버디 퍼트가 홀컵을 스쳐 아쉬움을 남겼지만 5번홀에서 회심의 이글을 잡아내며 2타를 줄여 동반 라운드를 펼친 가르시아를 압도했다.
3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즈를 추격했던 가르시아는 ‘붉은 셔츠의 공포’를 떨치지 못하고 2번과 3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한편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컷 통과한 허석호(33)는 24일 오후 9시5분 티오프해 13번홀까지 버디 3개, 보기 2개로 7언더파를 기록 중이다.
6언더파 210타 공동 16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허석호는 4번홀까지 파 행진을 벌이다 5번과 10번홀 등 2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고 9번홀에서도 한 타를 줄였지만 11번과 13번홀 보기로 주춤했다. 역대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낸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의 공동 16위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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