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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번째 실리콘 생산기술 보유 KCC 전주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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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번째 실리콘 생산기술 보유 KCC 전주 공장

입력
2006.07.2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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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한국을 먹여 살리는 사업이 될 겁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 완주산업단지에 자리한 KCC 전주 실리콘 공장. 전윤수 공장장(전무)은 22일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실리콘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화학제품의 대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자신했다. 전주 실리콘 공장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실리콘 원료(모노머)부터 2차 제품까지 일괄 생산하는 체제를 갖춘 곳. 종합 건자재 업체에서 글로벌 정밀화학기업으로 변신중인 KCC의 당찬 꿈이 여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4만8,000평 부지의 공장에 들어서니 실리콘 모노머를 만들어내는 ‘반응기’를 비롯, 모노머를 다양한 제품으로 증류ㆍ분류해내는 65㎙짜리 증류탑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실리콘은 차돌의 주성분인 규소(SI)를 염화메탄과 반응시켜 합성해낸 ‘모노머’를 기초로 생산되는 제품군을 뜻한다. 석유화학제품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인체에 해가 없고 내열성 등 물성이 뛰어나다. 성형수술 재료를 비롯, 컴퓨터 키패드, 립스틱 유연제, 반도체용 웨이퍼, 태양열 집전판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돌에서 뽑아낸 석유’로 불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실리콘 제조업체는 2003년까지 전세계에서 미국의 다우코닝, 일본의 신네쯔 등 몇몇 거대 기업밖에 없었다. 국내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KCC는 13년간 끈질긴 연구 끝에 2003년 말 전주에 연간 2만5,000톤 생산규모의 공장을 세웠다. 세계 5번째 상업 생산업체가 된 것이다. 외국기업들이 기술이전을 거부하자, 연구개발비(2,000억원)를 포함, 모두 5,000억원을 투입해 결실을 이뤄냈다. “차세대 국가산업 발전을 위해 이런 공장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뚝심과 집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실리콘사업팀 창설멤버인 허원회 품질관리부 차장은 “수 백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핵심기술인 모노머 합성기술을 스스로 터득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주 실리콘 공장은 접착제인 일종인 실란트를 비롯, 고무 등 200여 가지의 범용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선진국 업체에는 아직 뒤진다. 미국의 다우코닝이 내놓고 있는 제품은 무려 4,000가지에 달한다. 이에 따라 KCC는 앞으로 2012년까지 1조원을 투자, 세계 4대 실리콘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충남 서산시 대죽공단에 15만톤 규모의 실리콘 공장을 추가로 증설, 생산규모를 모두 17만5,000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윤수 공장장은 “해마다 100여종씩 제품을 새로 내놓되, 부가가치가 높은 응용제품을 집중 개발하겠다”며 “2009년께는 반도체 웨이퍼칩과 솔라셀(태양열 집광판)도 생산하겠다”고 설명했다. KCC는 2014년께는 그룹 매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조원 규모를 실리콘 부문에서 올릴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과 고부가가치 상품생산은 전주에서, 범용 제품 대량생산은 대죽공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10월말 완공을 목표로 전주공장에 3층짜리 실리콘 연구소를 짓고 있다. 문현호 관리부장은 “박사급 10명을 비롯, 70여명의 연구 인력들이 이 곳에서 일하게 된다”며 “전주는 한국 실리콘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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