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간 여성의 이름을 족보에 올리지 않았던 공자(孔子ㆍBC 552~BC 479년) 가문이 여성 후손을 인정하기로 했다.
2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덕(德)’을 돌림자로 쓰는 공자의 77대 적손 항렬의 형제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현재 수정 편찬 중인 족보에 여성 후예의 등재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유독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어렵다’(惟女子與小人爲難養也)는 생각을 가졌던 공자가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 통신은 평했다.
국제유교연합회 류스판(劉示范) 이사장은 “족보에 여성 후손을 인정한 것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중국에서 시대적인 진보”라며 “특히 전통을 강력하게 고수해 온 공씨 계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자족보 수정 공작협회는 그 동안 남성 후손의 이름만을 족보에 올렸으나 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이름도 남성과 같은 글자 크기로 올리고 배우자의 이름을 병기하기로 했다. 공자세가보(世家譜) 편집부 쿵더웨이(孔德威) 주임은 새로 입보(入譜) 신청한 여성 후손은 20만명 정도로 전체의 20%쯤 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재될 예정인 공자 76대손인 전 중국 부녀연맹 부주석 쿵링런(孔令仁ㆍ80)은 “감개무량하고 기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공자의 후손은 세계적으로 3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중 약 250만명이 중국 대륙에 있다. 한국에는 10만명 정도가 산다.
공자 족보 수정 편찬은 1930∼1937년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최신 5번째 개정 작업은 1996년에 착수돼 11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2009년 수정판이 발간된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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