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사범대 부속고 실내체육관에서는 이색적인 여름 방학식이 열렸다.
1,700여명의 학생과 50여명의 학부모가 참가한 방학식은 교장 선생님의 훈화 대신 주한미군 9인조 록밴드 초청공연으로 시작됐다. 록밴드가 ‘독도는 우리땅’을 록 스타일로 바꿔 부르자 흥이 난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등 방학식장은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은 방학식을 빌어 수재민 돕기 성금 모금행사도 열었다. 모아진 성금 196만원은 이번 수해로 고3학생 19명이 집과 수험 교재를 잃어 수험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 평창 진부고에 전달할 예정이다.
3학년 김태남(18)군은 “방학식에 록공연이라니 너무 재미 있고 신났다”며 “진부고 친구들에게 수해를 이기고 내년에 대학가서 보자는 내용의 편지도 썼다”고 말했다.
오성삼 교장은 “방학 기간에도 보충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 교장의 긴 훈시와 방학숙제를 지시하는 식의 방학식은 오히려 스트레스만 가중시킨다”며 “방학식 하루만이라도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라고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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