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기술(技術), 그 기술로 만드는 계산된 함정, 그리고 그 의도를 인지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풀어 놓은 ‘말 실용서’다. 바탕은 언어심리학이지만 구구한 학문적 사설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현실 속에서 오고 가는 대화를 예로 들며 직설적으로 논리를 편다.
“이거 자네한테만 하는 얘긴데…”라며 소근소근 운을 떼는 사람. 공유의식을 이용해 상대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거나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의도를 가졌다. 정치판이나 직장에서 흔하다. ‘줄’과 ‘계보’를 만드는 작업이기도 하다.
“경리과 이양이 우리 부장님 일 잘하고, 미남이라고 난리예요.” 직접 아첨하면 듣는 사람도 쑥스럽다. 이 부하 직원은 제3자인 경리과 여직원을 슬쩍 끌어들인 ‘객관성 있는 칭찬’으로 효과적인 아부에 성공한다.
저자인 다고 아키라(80ㆍ치바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씨는 베스트셀러 ‘뇌 체조’를 쓴 생활ㆍ심리 관련 저술가. 그는 일상에서 95가지의 대화를 골라 말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뼈를 추렸다. ‘이런 말에는 이런 의도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수세적 입장에서 썼지만, 뒤집으면 ‘이렇게 접근하면 된다’는 뜻이 된다. 야망이 큰 사람, 말솜씨가 절대적인 영업직, 사회생활 새내기 등이 참고할만하다.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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