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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차 충돌 "꽃같은 생명이"… 통곡의 청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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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차 충돌 "꽃같은 생명이"… 통곡의 청양

입력
2006.07.2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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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단위 지역 1년 출생신고 인원의 절반이 목숨을 잃다니…”

20일 발생한 학원차량 교통사고로 사망한 5명 가운데 3명이 안치된 충남 청양군 청양읍 청양장례식장. 희생당한 학생들이 살던 마을 주민들이 장례식장 입구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모두 내 자식처럼, 손녀처럼 여기던 아이들이 한 순간에 세상을 떠나다니.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말이 없다.

빈소를 찾은 임모(53)씨는 21일 “갈수록 아이들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운 마당에 그나마 있던 아이들까지 데려가다니, 하늘도 무심하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른 여덟의 나이에 장가를 들어 겨우 얻은 딸 이수연(10ㆍ가남초 3년)양을 잃은 이동섭(48)씨는 “이제 어떻게 사나, 나는 죽은 목숨”이라며 연신 가슴을 쳐댔다.

이씨에게 딸 수연이는 하나밖에 없는 보배이자 집안의 활력소였다. 직접 곡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꿈이었던 수연이는 “곡을 만들려면 음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며 읍내 학원을 보내달라고 졸라대 해 올 초 허락했었다. 이씨는 “차량 운행을 하는 유일한 학원이었기에 안심하고 보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청양 시내버스 운전을 하고 있는데다 자신의 형도 대전에서 택시를 몰고 있는 교통가족이어서 딸의 사고가 더욱 안타깝다. 이씨는 그러나 “안전벨트도 매지 못할 정도로 정원을 초과해 태우는 등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이 꽃다운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마을 이웃 이모(42)씨는 “이번 사고는 농촌의 열악한 교육현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학교에서 방과후 교육 등을 실시해 학생들의 학원수요를 해결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로 한꺼번에 5명의 친구와 제자를 잃은 비봉면 가남초등학교는 이날 침통함 속에 방학식을 가졌다. 가남초는 전교생이 91명에 불과한 미니학교다.

피해 학생들이 공부하던 책상에는 조화가 놓여져 있었고 학생과 교사들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아 먼저 간 친구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을 당한 친구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한 학생은“어른들의 잘못으로 친구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울부짖었다.

청양=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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