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조금 더 자려는 아이와, 행여 학교에 늦을까 마음 졸이는 엄마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엄마가 소리친다. “그러니까 어제 일찍 자라고 했지!” 아이도 지지 않는다. “엄마도 늦게 잤으면서 뭘!”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집에서 흔히 일어나는 모습이다.
학교는 왜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을 불러모을까. 한 오전 10시쯤 등교해서 오후 3시쯤 마치면 안되는 걸까. 그렇게만 된다면 엄마도 아이도 아침을 웃으면서 맞이할 텐데 말이다.
동물농장의 수탉 레데야도 이런 생각을 한다. 새벽에 일어나 목소리를 가다듬고 “꼬끼오~”하고 우는 것도 지쳤고, 밤 늦게까지 친구들이랑 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언제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하다. 레데야는 결심한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로. 하지만 그 결과는? 뻔하다.
식당문은 굳게 닫혀있고, 신문은 온데간데 없고, 뜨거운 물은 친구들이 다 썼다. 황소 부르터스의 한마디는 레데야의 폐부를 찌른다. “우리는 각자 할 일이 있어. 네가 할 일은 우리 모두가 하루 일을 시작하게끔 해주는 거야.”이렇게 해서 레데야의 반란은 하루 만에 끝난다. 수탉은 대오각성하고 다음 날부터 일찍 일어나 우렁찬 목청을 뽐낸다.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아, 나도 일찍 일어나야지”할지는 의문이지만, 그림은 재미있다. 수탉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고, 애니메이션 ‘치킨 런’을 연상시켜 정겹다.
임현주기자 hjim41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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