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26 재ㆍ보선이 치러지는 4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서울 성북 을이다.
나머지 3개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서울 성북 을의 승부는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4년 4월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정당들은 이 곳 선거 결과가 중앙 정치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성북 을 지역 승리를 통해 수도권 원내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기 직전까지는 한나라당 최 후보의 우세가 분명했다. 1,2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42~45%의 최 후보가 20~22%에 머무른 조 후보보다 두 배 가량 앞섰다.
그런데 우리당 조재희 후보와 민주노동당 박창완 후보는 10% 안팎의 지지율에 그쳐 당선권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선거 구도가 최 후보와 조 후보의 맞대결로 재편돼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중반전 들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0% 포인트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17,18일 글로벌리서치의 조사에서는 최 후보(36%)와 조 후보(25%)의 지지율 차이가 11% 포인트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측은 “조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측 심재권 선대본부장은 20일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 뉴라이트 전국연합 김진홍 목사가 개인 신분으로 조 후보를 돕겠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니 한나라당측이 급해졌다. 20일에는 당 대선주자 중 처음으로 이명박 전 시장이 지원유세에 나섰고, 선거 막판에는 박근혜 전 대표도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측은 “조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짐짓 여유를 보였다. 이번 보선을 통해 민주당이 활로를 개척하고, 조 전 대표가 재기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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