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왕을 즐겁게 하지 않으면 다음날 아침 죽을 운명에 직면하는‘천일야화’의 현녀(賢女) 세헤라자데처럼 식ㆍ음료, 외식업계도 고객들에게 재미를 주기위한‘펀(fun)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용법이 재미있거나 노래를 불러주거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포장을 하는 등 기법도 다양하다
한국 피자헛이 최근 출시한‘치즈 바이트 퐁듀’는 고구마와 모짜렐라 치즈로 만든 피자다. 반죽 주변의 롤을 하나하나씩 떼어, 따끈한 에멘탈 치즈(가열하면 늘어나는 치즈)에 찍어먹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음식을 장(醬)에 찍어 먹으면서 재미를 느끼는 한국인의 취향을 살려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됐다.
최근 CJ 푸드빌이 종로에 1호점을 출점한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콜드스톤’은 고객이 16가지 기본 아이스크림과 40여 가지의 토핑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직원들은 고객이 보는 앞에서 차가운 돌판 위에 이것들을 비벼 제품을 완성한다. 직원들은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고객들에게 코믹하게 개사한 동요 등을 불러줘 분위기를‘업’시킨다.
배스킨라빈스의 하드락 요거트도 비슷하다. 4가지 요구르트와 생과일, 초컬릿 등 20여개의 토핑을 골라 대리석 위에서 섞어 만드는 제품으로, ‘골라먹는 재미’를 가미한 제품이다.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emart.co.kr)에서는 벌크형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면서 제품 포장재의 겉면에 톡톡 튀는 이름을 붙여 호기심을 유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부라보콘 호두마루 등 해태제과의 제품 45개를 묶은 제품을‘대략~난감 II’이라고 작명했다. 이마트에는 이밖에도 ‘스쿨 오브 락(樂)’ ‘니 마음도 얼려봐’ ‘내 마음을 얼려봐~!’ 등 5~7종의 아이스크림 패키지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 패션, 가전, 광고 등에 이어 식음료 외식업체들도 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즐거움을 추구하는 10~20대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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