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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산 파업/ 지역경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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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산 파업/ 지역경제 '몸살'

입력
2006.07.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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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공단의 자동차부품업체 종업원인 김모(36ㆍ대구 북구)씨는 요즘 회사에 가도 할 일이 없다. 아침에 출근해 기계를 닦거나 비질이나 하다 오후 6시도 되지 않아 퇴근하는 게 전부다. 기본급이 적어 잔업수당을 타야 그나마 살림을 꾸리는 김씨는 매년 파업을 피해가지 못하는 자동차 노사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포스코 사태와 현대차 등 자동차 파업으로 지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포항지역 건설노조 파업으로 포항제철소 내 24개 공사장의 업무가 중단되면서 포스코는 하루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또 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와 장외 지원집회로 교통이 마비되면서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도 급감해 횟집 등 지역상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참다 못한 상인들과 시민 1만5,000여명이 19일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자동차 파업은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구ㆍ경북지역 1,200여개 자동차부품업체들은 현대차 파업으로 재고가 누적돼 대부분 단축조업 중이며, 일부는 휴업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경북 경주시 용강공단의 A사는 조업단축에도 불구하고 재고물량이 쌓이자 직원들이 절반씩 교대로 휴무하고 있다. 같은 공단 내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2차 협력업체인 B사는 납품물량이 평소의 30%대로 급감, 이번 주내로 현대차의 노사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휴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울산은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소비(消費)파업까지 겹쳐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파업은 지역 경제단체가 파업자제를 촉구하자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각 사업장의 임금인상 타결 시까지 회식 중단, 백화점 및 대형 할인마트 이용 중단 등 소비줄이기 운동을 하는 것이다.

남구 달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모(54ㆍ여)씨는 “파업의 피해는 식당 등 영세상인들이 더 크게 입는다”며 “지역주민들 대부분이 노조를 욕하고 있지만 사측이 잘했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기아차의 부분 파업을 바라보는 광주시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민관이 하나가 돼 기아차 사주기 운동을 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심정”이라며 “노사가 한 발씩만 물러서면 타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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